스님 자식을 둔 어머니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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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43회 작성일 21-12-13 10:17관련링크
스님 자식을 둔 어머니의 눈물
잇큐 선사 무애행 대명사 회자는 어머니 영향
깨달음 여정에 ‘유연한 태도’ 가르쳐
도오겐 선사도 어머니 유언따라 출가
도오겐 선사도 어머니 유언따라 출가
중생의 삶이란 진정한 상호 의존이 아닌 대가성을 전제로 인간관계가 성립한다.
이 세상에 조건부 사랑이 아닌 참다운 인연이 존재할까? 아마도 있다면 부모와 자식 관계가 아닐까 싶다.
아니 자식은 부모를 버릴지언정 부모는 자식을 잊지 못하는 영원한 짝사랑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스님들도 속가 부모와 애틋한 인연을 가진 이들이 있다.
일본 무로마치(室町) 시대의 잇큐(一休, 1394~1481) 선사는 황족 출신으로 일찍 출가하였다.
잇큐는 고기나 술을 즐기는 등 무애자재한 수행자였지만 남녀 귀천 어느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진리를 전한 선사이다.
또한 그는 반골(反骨) 정신의 선사로서 당시 타락한 불교를 풍자했으며,
주지 소임을 잠깐 살았던 이외에는 거의 평생을 떠돌이 다니다가 열반하였다.
잇큐는 젊은시절, 아무리 정진해도 공부에 진전이 없자, 공허한 상태에 빠져 자괴감을 느끼고 호수에 빠져 죽으려고 했다.
마침 어느 거사의 제지로 자살을 하지 못했다. 거사는 잇큐의 모친 부탁으로 그를 뒤따르던 사람이었다.
거사는 모친의 이런 말을 전했다.
깨달음을 향한 여정에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 초조해 하지 말고 천천히 수행하여라.
잇큐는 모친의 정성에 마음을 가다듬고 재차 수행에 전념했다.
몇 년이 지나 어머니의 유서가 그에게 전달되었다.
몇 년이 지나 어머니의 유서가 그에게 전달되었다.
어미는 이제 이 세상 일을 마치고 영원한 세계로 돌아간다.
어미는 늘 네가 부처님의 훌륭한 제자로서 열심히 정진하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너는 부처님이나 보리달마와 같은 훌륭한 선사가 되어라.
정각을 이룬 뒤에는 반드시 중생을 제도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49년간 중생을 제도했다고 하는데, 한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너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잇큐는 25세 무렵, 동산삼십방(洞山三十棒)이라는 공안을 타파하며 깨달음을 얻었고,
몇 년 후 다시 까마귀 울음소리를 듣고 2차 큰 깨달음을 얻었다.
스님이 일본 선종사에 큰 선지식으로, 무애행의 대명사로 회자될 수 있었던 것도 어머니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또 부모와 자식(승려)간의 편지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 선종의 5가7종 가운데 조동종의 개조인 동산양개(洞山良价, 807~869)와 그 모친과의 편지 글인데,
이 편지모음은 강원에서 스님들이 공부하는 <치문(緇門)>에 수록되어 있다.
모친이 동산양개에게 보낸 편지만 소개한다.
나는 너와 어느 전생의 옛적부터 인연이 있어 비로소 어미와 아들로 맺어졌다.
네가 태어난 뒤, 마치 보배처럼 너를 사랑하니 똥오줌의 악취도 싫어하지 않았으며 젖먹일 때도 그 수고로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너는 간곡히 출가자의 길을 간다고 하는데, 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미는 늙었으며 네 형은 인정이 메마르고
아우는 성격이 싸늘하니 세상 천지에 기대고 의지할 곳이 없구나.
아들은 어미를 버릴 뜻이 있으나 이 어미는 아들을 버릴 마음이 전혀 없다.
네가 훌쩍 출가한 이후로 마음이 슬퍼 눈물이 나고 괴롭구나.
너는 맹세코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고 출가자의 길을 걷겠다고 하였으니 나는 너의 뜻을 따를 것이다.
나는 네가 세속의 왕상에 오르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목련존자 같이 나를 제도하여 고해의 바다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위로는 불과(佛果)에 오르기를 바랄 뿐이다.
또한 모친이 아들에게 인천의 스승이 되라는 말을 남긴 이가 있다.
일본 조동종의 종조 도오겐(道元, 1200~1253)의 어머니는 이런 유언을 남겼다.
내가 죽은 뒤에 너는 반드시 출가 승려가 되어야 한다.
출가해 큰 스승이 되어 다음 생에라도 나와 아버지를 잘 인도해 주기 바란다.
옛말에 ‘훌륭한 사람 뒤에는 부모가 있었다’고 하였는데, 출가 승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잇큐와 도오겐, 동산양개 화상 등 훌륭한 선지식이 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모친의 간곡한 서원과 불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 불교사에 이분들만으로 한정할 수 있으랴?
부처님의 어머니를 비롯해 스님들의 모든 어머니들, 진정 존경받아야 할 보살이다.